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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선택폭ㆍ사업기회 확대 '장점'… 내년 실적 희비 가를 듯

LG엔시스ㆍSK네트웍스 등 긍정적 효과 기대

멀티벤더(여러 제조사 제품을 취급) 전략과 솔루션 제공 능력에 따라 시스템 유통업체들의 희비가 내년에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올해까지는 지난 몇 년간 이어져 온 수요로 하드웨어의 단가 인하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최근 경기 악화로 내년에는 시스템 유통시장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스템 유통업계에서는 몇 년 전부터 동일 분야에서 특정 업체 솔루션만 공급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경쟁업체 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멀티벤더 전략이 트렌드처럼 확산되고 있다.

업체들은 채널과 리셀러 등 파트너사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공급, 고객의 선택폭을 넓히고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프로젝트 참여 시 다양한 아이템 제시를 통해 사업기회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LG엔시스로, 지난해 HP에 이어 지난 2월 EMC의 총판권을 획득해 IBM과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포함, 주요 서버스토리지 업체들의 제품을 모두 유통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러한 멀티벤더 전략에 힘입어 올해 하드웨어(HW) 유통실적이 2500억원 안팎에 이르고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까지 포함한 전체 시스템사업부문 실적은 약 3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7%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큰 폭은 아니지만 약간 성장하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PㆍIBMㆍ썬마이크로시스템즈ㆍ히타치데이터시스템(HDS)ㆍ넷앱 등 주요 시스템 업체들을 보유하고 있는 SK네트웍스는 2005년부터 이어온 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KCC정보통신은 규모는 작지만 HPㆍIBMㆍ썬ㆍ후지쯔ㆍ델(서버), EMCㆍHDSㆍ넷앱(스토리지) 등 가장 다양한 업체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으며, 전년도와 엇비슷한 100억∼1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토리지 분야에서 멀티벤더(IBM, EMC) 형태를 갖추고 있는 코오롱아이넷은 IT시스템분야의 매출이 지난해 올린 98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T전문유통업체인 영우디지탈도 지난 9월 넷앱과 총판계약을 체결, 스토리지 분야에서 HP와 함께 멀티벤더 전략을 구사하게 돼 향후 실적이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멀티벤더 전략은 내년에도 유효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각 업체의 멀티 브랜드 및 멀티 아이템 전략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게 될 것"이라며 "특히 IT인프라 환경을 구축하려는 고객에게 원하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